구글이 AI로 멸종위기종을 구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과거 수년이 걸리던 유전체 분석을 단 며칠로 줄였다는 게 핵심이다. 그리고 벌써 13종의 멸종위기 동물들이 그 혜택을 받았다.
2월 2일,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가 발표한 내용은 간단하지만 강력했다. 구글이 개발한 DeepVariant와 DeepPolisher라는 AI 도구가 포유류, 조류, 양서류, 파충류를 망라한 13종의 멸종위기종 유전체 시퀀싱을 완료했다는 것.
수년에서 수일로 — 속도의 혁명
과거에는 한 종의 유전체를 분석하는 데 몇 년이 걸렸다.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구글의 AI 도구들은 이 과정을 며칠로 단축했다. 비용도 수천 달러 수준으로 낮췄다.
이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감이 안 온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멸종위기종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분석에 몇 년씩 걸린다면, 그 사이에 종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AI 도구들이 인간, 동물, 식물을 며칠 만에 시퀀싱할 수 있게 됐다. 정확도도 별처럼 높다." — 구글 공식 블로그
DeepPolisher의 놀라운 성능
DeepPolisher는 UC Santa Cruz Genomics Institute와 협력해 개발한 오픈소스 도구다. 이 녀석이 하는 일은 유전체 조립의 '교정' 작업이다.
유전체 시퀀싱은 긴 DNA 가닥을 조각조각 읽어낸 뒤 다시 맞추는 과정인데, 여기서 오류가 생기기 쉽다. DeepPolisher는 이런 오류를 트랜스포머 기반 딥러닝 아키텍처로 잡아낸다.
결과는? indel 오류 70% 감소, 전체 조립 오류 50% 감소. Human Pangenome Reference의 최신 릴리스에서는 조립 품질을 Q66.7에서 Q70.1로 끌어올렸다.
Earth BioGenome Project와의 연결고리
구글의 이번 작업은 단독 플레이가 아니다. Vertebrate Genomes Project 및 Earth BioGenome Project와 협력하고 있다.
Earth BioGenome Project는 지구상의 알려진 모든 생명체 185만 종의 유전체를 시퀀싱하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구글의 AI 도구들이 이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는 셈이다.
더 흥미로운 건 앞으로의 계획이다. Google.org는 최근 Rockefeller University를 AI for Science 펀드 수혜자로 선정했다. 목표는? 추가 150종의 유전체를 시퀀싱해서 과학 커뮤니티와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
왜 이게 중요한가
멸종위기종의 유전체를 분석하면 뭐가 좋을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질병 예방이다. 야생 동물들이 어떤 질병에 취약한지 미리 알 수 있다면, 보호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둘째, 유전적 다양성 보존이다. 개체 수가 적은 종일수록 근친교배로 인한 유전적 다양성 손실이 심각하다. 유전체 정보가 있으면 이를 관리할 수 있다.
셋째, 멸종 자체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어떤 개입이 효과적일지 데이터 기반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이 도구로 야생 종의 질병을 예방하고, 민감한 개입을 통해 멸종위기종이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구글 리서치
구글의 DeepVariant와 DeepPolisher는 단순한 기술 데모가 아니다. 실제로 멸종위기에 처한 생명들을 구할 수 있는 실용적 도구다. 13종에서 시작해 150종으로, 그리고 언젠가는 185만 종으로. AI가 생물 다양성 보존의 최전선에 섰다는 사실은, 어쩌면 우리 시대의 가장 희망적인 뉴스일지도 모른다.